[제 15회 다음 디브데이] 음성인식 아이디어 봇물, 1박2일 그 현장 속으로…

어둠을 틈타 비가 내리던 3월 1일 제주도의 첨단산업단지에 위치한 다음커뮤니케이션 신사옥 스페이스 닷원. 제주도 화산 동굴에 나홀로 들어간 것처럼 정적만 감돌던 그곳의 한 회의실은 밤새 환하게 불이 켜졌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며 “타다닥” 키보드 타이핑 소리만 울리는 곳에 돌연 코고는 소리가 긴장감을 깨뜨렸다. 잠을 이기지 못한 한 참가자가 자신도 모르게 순간 졸았던 것. 한숨 소리도, 때론 환희의 소리도 울려펴지던 스페이스 닷원에서는 1박2일 일정으로 제 15회 다음 디브데이가 개최되고 있었다. 10개 팀이 치열한 경합을 벌인 그곳에서 기자도 그들과 밤을 지샜다.

올해 15회를 맞이한 다음 디브데이는 오픈API를 이용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개발자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마련한 해커톤 대회다. 7년 전통의 이번 해커톤은 2월 3일 공개된 다음 음성인식 API의 매쉬업을 주제로 열렸고, 무려 5.7대 1의 경쟁을 뚫은 10개 팀이 참가했다. 제주도 스페이스 닷원에 초청된 그들에게는 1박 2일의 일정으로 12시간 안에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미래 개발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부터 불혹의 나이를 넘어선 현직 개발자까지 참가자의 나이는 달랐지만 그들의 열정 만큼은 큰 차이가 없었다.

디브데이에 참가한 가이드플 팀의 김대훈 팀원은 “이때쯤 워크샵을 갈까 고민하던 차에 다음 디브데이 행사 개최 소식을 듣고 도전하게 됐죠. 해커톤은 처음인데 듣기만 했을 때에는 밤새 코딩해야 한다길래 걱정을 많이 했는데 예상외로 분위기가 자유로와 좋았어요”라고 참가 소감을 밝혔다. 그는 모바일 음성 가이드 앱인 가이드플에 다음 음성인식 API를 적용하는 데 몇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음 측 진행요원의 도움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디브데이 행사 진행을 도맡은 진행요원들은 모두 자발적으로 참가했다. 뿐만 아니라 직접 멘토 역할까지 자처했다고 윤석찬 다음 DNA랩 팀장은 귀띔했다. 윤석찬 팀장은 “7년째 디브데이를 진행하다보니 디브데이를 인연으로 참가자들과 지금까지도 연락하고 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음 개발자 카페가 접점이 돼 서로가 인연을 맺은 거죠”라고 밝혔다.



다음 음성인식 엔진에 대한 참가자들의 평가는 어떠할까? 기자의 물음에 참가자 다수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디브데이 시작 하루 전 제주도에서 교육용 게임 앱 개발을 시작한 장영원 바나나미디어 팀원은 “게임은 실시간성이 보장돼야 하는데 예상보다 다음 음성인식 엔진의 처리 속도가 빨라 인상적었어요. 사실 직접 사용해보기 전에는 음성인식 엔진은 쓰기도 불편하고 처리 속도도 느릴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거든요. 근데 음성 인식률도 뛰어나 앞으로 다양한 게임 개발에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할 생각이에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간이 흘러 밤이 깊어지자 행사장 이곳저곳에 원터치 텐트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참가자들에게 숙소가 배정돼 있었지만 쪽잠을 자며 코딩하는 참가자를 위해 주최측에서 배려한 텐트였다. 무섭게 코딩에 몰입하다가도 잠을 떨치고자 세수를 하기도 하고, 인근 휴게실에서 탁구를 치며 가볍게 몸을 풀기도 하는 등 디브데이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날이 밝아올 시간이 다가올수록 한 두 팀씩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고 최종적으로 기자와 함께 밤을 지샌 팀은 두 팀이었다. 기자도 체력하나는 빠지지 않는다.

삼일절 날 아침 7시. 요가로 몸을 푼 참가자들에게 5분의 시간이 주어졌다. 밤샘 코딩의 결과를 발표할 시간이었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참가자와 스텝의 투표를 거쳐 최종 입상팀이 결정됐다. 가장 많은 15표로 우승한 유니크래스 팀의 뒤를 이어 MOOK(11표), 보리(9표)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3위에 입상한 보리 팀의 염민규 리더는 “지금까지 다양한 음성인식 엔진을 사용해봤는데, 다음 음성인식 엔진은 빅데이터 기반이기에 자연어 처리 부분이 우수했습니다. 좀더 음성 데이터가 가공되고 축적된다면 굉장히 다양한 형태로 음성인식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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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DNA랩 팀장
윤석찬 다음커뮤니케이션 DNA랩 팀장


Q. 디브데이 개최 이유가 궁금하다.
최근 해커톤이 붐입니다. 개발자들이 1박 2일, 2박 3일간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로 구현해보는거죠. 이런 문화는 페이스북에서 처음 시작됐는데 다음은 2007년부터 해커톤을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포털 업체와 1:1로 만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은데, 다음에 직접 방문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서로 협업하다보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깁니다. 이러한 믿음이 서비스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죠. 인재를 뽑거나 사업 성공의 수단이기보다는 개발 문화 저변을 닦는 행사입니다.

Q. 벌써 7년째인데, 디브데이의 진행방식에는 변화가 없는가
초기 디브데이에서는 참가자를 섞어 새로운 팀을 짠 다음 과제를 내는 방식으로 진행했죠. 이번에는 음성인식 API를 빠르게 적용시키고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르게 준비했습니다. 한정된 시간 동안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서비스중인 앱에 음성인식을 적용하는 것도 허용한거죠. 또 행사 초기에는 참가자도 대학생들 위주였다면 이번 행사에는 스타트업 등 직장인의 비중이 더 높아진 것도 달라진 점입니다.

Q. 다음에 디브데이 출신 개발자가 많다고 들었다
디브데이 출신이 다음에 입사한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채용할 때 특혜는 없습니다. 디브데이 출신 개발자는 제주도 본사에만 15~17명 정도인데 사내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디브데이 출신들은 자원봉사에도 적극 나서고 아이디어성 서비스에 강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 인상적이죠.

Q. 오픈API란 무엇인가
API란 말 그 자체에는 폐쇄적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기존에는 자바나 닷넷 등 폐쇄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쓰는 사람들의 전유물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다가 오픈API란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웹서비스 데이터 표준 기술 등 어떤 플랫폼에서든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오픈API의 기반 기술은 다음 API든 구글 API든 거의 같습니다. 하나만 알면 나머지는 쉽게 쓸 수 있는 거죠.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일종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이 오픈API이죠.[/toggle]

[toggle title=”디브데이 참가팀 소개” load=”show”]● 덱서스
기획 황혜숙, 개발 박호준, 그래픽 김규남

“디지털 엔돌핀을 추구하고 있하는 덱서스는 오픈 하드웨어인 아두이노와 매직램프를 이용한 매직코맨드 프로젝트에 음성인식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매직코맨드는 일종의 조형물인데 내장된 LED의 컬러를 음성인식 API로 제어하는 거죠. 꺼져! 이러면 LED까 꺼지죠(웃음). 15년간 디자이너를 못구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디자이너를 구하고 싶습니다.”

● Clarity
PM 박태민, 개발 김경민·박태민, 디자이너 허두영

“음성인식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습니다. 음성인식은 기계가 사람들에게 더 다가가는 기회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Clartity of Memo는 클라우드 기반의 협업을 지원하는 메모 앱입니다. 일명 팀 앱이죠. 디브데이에 참가해 음성만으로 텍스트 메모가 저장되도록 기능을 구혔습니다. 예컨대 미팅 폴더에 김부장과 3시 미팅이라고 저장해. 그러면 원하는 폴더에 메모가 저장되는 거죠.”

● 울트라캡숑
개발 이성원·김규덕, 연구원 신해인·곽서현

“지난 7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다이어트 방법론이 나왔지만 다이어트를 한 99.5%는 실패합니다. 저희는 그 이유가 동기부여의 문제라고 보고 매일매일 주어지는 퀘스트를 통해 다이어트를 할 수 있는 다이어터 앱을 개발했어요. 매일매일 식단과 운동량을 기입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이런 불편을 음성인식으로 해결하고자 디브데이에 참가했습니다. ‘밥 2인분, 삼겹살 1인분’ 이렇게 말하는 것만으로 식사량이 기입되는거죠.”

● 인투로
개발 김기범·나호정, 기획 최영우, 디자이너 한은비

“인투루는 2013년 4월 창업한 스타트업입니다. 유저 참여형 마케팅 플랫폼인 메알을 2013년 말 런칭했죠. 메알은 영화나 CF 등 광고 영상을 사용자가 자기 목소리로 더빙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주는 보이스 UCC 서비스입니다. 디브데이를 통해 카피라이트를 정확히 읽었을 때만 영상이 제작되고 SNS로 공유되는 기능을 구현하고 싶습니다.”

● 가이드풀
개발 김대훈· 김은지, 디자이너 박지은

“저희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모바일 오디오 가이드 앱인 가이드플을 만들었어요. 보는 것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보 전달 채널을 청각까지 확대하기 위해서였어요. 창업 멤버는 대표까지 포함해 4명으로 모두 카이스트 대학원생이죠. 서울역과 국립극장 등의 주요 전시관에 이미 저희 가이드풀 서비스가 들어가 있어요. 시각 장애인에게도 음성으로 가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능을 추가하고 싶어 디브데이에 참가했어요.”

● 리얼꼴라보
송회문, 허동, 정혜균

“저희는 영남대학교 창업센터에서 앱과 임베디드를 개발하고 있어요. hammerhead.io로부터 영감을 받아 아스라다란 기기를 개발했죠. 아스라다는 스마트폰의 입과 귀가 돼 주는 기기로, 스마트폰의 컴퓨팅 자원을 언제든 활용할 수 있게 돕습니다. 디브데이에서는 아스라다에 음성만으로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는 기능을 넣을 거에요.”

● 보리
기획 캉디드, 마케팅 염민규, 개발 양준식

“보리(Vory)는 모바일 개발, 기획, 마케팅 이력을 가진 중년 3인방이 모인 팀입니다. 우리의 경력을 모두 합치면 35년이 넘어요. 모바일 분야의 베테랑이죠. 보이스 다이어리는 사용자에게 음성으로 질문을 던지고 이를 답하면 일기가 완성되는 앱인데, 타이핑이나 메뉴 선택이 아닌 음성으로 일기를 작성할 수 있게 기능을 구현하고 싶어 디브데이에 참가했어요.”

● MOOK
개발 유기욱·김민수·김경미

“네오위즈인터넷의 사내 스터디그룹이에요. 디브데이에 참석하지 못한 팀원을 기리고자 그 분의 이름을 따 MOOK이란 팀 이름을 지었죠(웃음). 1박 2일 동안 앱파인더란 앱을 처음부터 개발할 계획이에요. 무엇을 할 것인지 이름만으로 다 알겠지만 앱파인더는 스마트폰의 앱을 검색하고 실행 가능한 앱인데, 음성으로 앱을 실행할 수 있게 개발할 예정이에요. 24시간 내에 결과물을 내야 하는 상황이죠. 디브데이의 슬로건이 ‘1박 2일 함께하고 고민하고 개발하고 공유하고 상품받자’인데 저희는 공유까지만 하고 갈게요!”

● 바나나미디어
개발 이민오·한경만 디자이너 장영원

“저희는 아주대학교 미디어학부 3명으로 구성된 팀이에요. 다른 참가자보다 하루 일찍 제주도에 와 ‘뽀뽀팡’이란 교육용 앱을 개발하기 시작했죠. 개발을 시작한 지 하루 밖에 안 됐지만 디브데이 기간 동안 프로토타입 완성이 목표에요. 뽀뽀팡은 게임이 시작되면 단어와 이미지가 나오는데, 단어를 정확하게 읽어야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죠. 단어 인식에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에요.”

● 유니크래스
기획 구용원, 개발 주현경, 디자이너 임태우

“저희는 소프트웨어 벤처 기업이에요. 음성 통화 시 상대방의 프로필 정보, 위치 정보, 모바일 사이트를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통화 커뮤니케이션 앱인 루카(LUKA)를 런칭했죠. 피자 주문전화를 걸면 피자메뉴를 보면서 통화하는 거죠. 루카에 음성인식을 적용해 통화 중 대화내용을 텍스트로 변환해 저장하는 기능을 구현할 계획입니다.”[/tog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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